1. 사건 경위

의뢰인은 공공기관에 재직 중인 사람인데, 가정형편 상 별도의 일을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 보게 되었습니다.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 보던 의뢰인은 인터넷 구인광고 사이트에서 환전업소 아르바이트를 보게 되었는데 재택근무가 가능하고 휴대전화만 확인을 잘 하면 되는 아르바이트라는 광고를 보고 연락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을 환전업체의 실장이라 소개한 상대방은 의뢰인에게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업체로부터 의뢰를 받아 외국의 가상화폐에 투자를 하는 내국인의 돈을 환전해 주는 곳으로 환전을 당당하면 환전금액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을 수 있다, 누구나 할 수 있고 휴대 전화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어 부업으로 딱이다, 고객들이 계좌로 돈을 보내 주면 우리가 지정해 주는 환전담당자의 계좌로 돈을 넣어 주면 된다”고 설명하였고, 의뢰인은 아르바이트를 하고자 자신의 계좌정보, 주민등록증 사진, 보안서약서, 이력서 등을 상대방에게 전송해 주었습니다.

이후 의뢰인은 5명의 사람들에게 합계 9,700만원을 입금받아 이를 실장이 알려 준 환전담당 직원의 계좌로 송금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위와 같은 환전업체는 없었고, 실장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으며, 의뢰인에게 돈을 송금한 사람들은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에게 속아 의뢰인에게 돈을 보내주었으며 의뢰인은 이 돈을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다시 입금해 주는 전달책의 역할을 한 것이었습니다. 수사기관은 의뢰인을 사기방조 혐의로 수사하였습니다.

2. 사건의 해결

변호인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들어 의뢰인의 혐의 없음을 주장하였습니다.

① 의뢰인은 자신의 개인정보를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제출하였는데, 만약 자신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행에 가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의뢰인이 굳이 자신의 개인정보를 보낼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② 의뢰인과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보면 의뢰인은 도저히 보이스피싱 범행을 알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③ 의뢰인이 이 사건으로 인하여 얻은 수익은 40만원으로, 범죄 가담의 대가라 보기에는 지나치게 작은 금액이다.
④ 의뢰인은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자로, 굳이 범죄에 가담하는 위험을 부담할 이유가 없다.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인 검찰은 의뢰인에게 불기소(혐의 없음)처분을 하였습니다.

3. 사건의 의의

보이스피싱조직은 이제 단순히 친족납치, 수사기관 사칭, 대출기관 사칭을 넘어 자신들이 정상적인 업체인 양 인터넷이나 신문에 구인광고를 올리고, 이러한 광고를 믿은 사람들을 범죄의 도구로 이용하여 자신들은 범행의 목적을 달성한 뒤 빠져나가는 치밀한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단순히 돈을 전달받아 송금해 주는 업무에 별도의 인건비를 지출할 이유가 없고, 더욱이 돈이 분실될 위험을 볼 때 신원이 확실하지 않은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돈을 전달하는 업무를 맡길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보이스피싱에 연루되는 사람들이 대부분 경제적인 여유가 없거나 급히 돈이 필요한 사람들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사람들의 사정을 악용하는 보이스피싱 본범들에게는 강력한 처벌을, 보이스피싱 본범들에게 이용당한 의뢰인같은 사람들에게는 충분한 변론의 기회를 주어야 할 것입니다.